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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룸, 엠마 도노휴 장편 소설

Writer|관리자 Date|2015-12-21 10:25 Hit|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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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잔혹한 현실보다 더욱 강력한 사랑 이야기『룸』.
잔악한 범죄의 결과로 태어난 소년 잭에게 그가 속한 세상은 재미있는 일로 가득 차 있다.
작은 식탁, 의자, 벽, 천장, 더러운 깔개 그리고 쥐까지 모두가 소년의 친구다. 엄마는 아들에게 어두운 현실을 숨긴 채 모든 것을 밝고 아름답게 포장한다.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버지 귀도가 수용소의 참혹한 현실을 아들에게 게임인 것처럼 포장했듯이.
엠마 도노휴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작은 방에서 태어나 그 방에서만 자라난 다섯 살 소년의 정신세계와 일상을 그려낸다.
 
2008년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충격 실화!
24년간 지하 밀실에 갇혀 납치범의 아이를 낳은 여성

일찍이 마크 트웨인은 “현실은 소설보다 기괴하다.”고 말했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정말로 소설보다 기괴하고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요제프 프리츨이라는 73세의 노인이 24년간 친딸을 밀실에 가두어 지속적으로 성폭행해온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엘리자베스라는 이 여성은 산소도 부족한 지하 밀실에 감금당한 채 아버지의 자녀를 일곱 명이나 낳았다.
이 잔혹한 범죄의 전말은 빛도 들지 않은 토굴 같은 밀실에서 사육되다시피 키워져 산소 부족과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이 위태로워진
그들의 딸 커스틴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드러났다.
엘리자베스와 자녀들이 구출된 이후 파파라치들은 그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병원에 몰래 잠입하기도 했으며
언론사에서는 인터뷰에 대한 대가로 엘리자베스에게 약 15억 6천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화를 모티프로 한 소설 『룸』의 탄생,
잔혹한 현실보다 더욱 강력한 사랑 이야기!

최악의 근친강간을 소재로 한 이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엠마 도노휴는 2010년 한 편의 소설을 출간한다.
그녀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 자극적인 소재에서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최악의 비극 속에 피어난 단 하나의 아름다움, 잭!
작은 방이 세상의 전부인 소년 잭의 눈으로 보는 세상!

열아홉 살에 납치되어 7년간 가로세로 3.5미터의 작은 방에 갇혀 사는 엄마, 그녀에게는 아들 잭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구원이었다.
갇힌 방을 세상의 전부로 알고 방의 모든 것을 친구로 여기는 다섯 살 소년 잭, 그에겐 엄마가 세상의 전부였다.
엄마는 아직도 바깥세상의 구조를 바라며 전깃불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해 좌절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엄마는 잭을 바깥세상으로 내보내기로 결심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엄마와 떨어져본 적이 없는 잭은 엄마를 위해 그의 전 생애를 건 모험을 한다.
『룸』은 범죄 소설의 잔혹함보다는 절망을 이겨내고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간 엄마와 아들의 믿음과 사랑을 천진난만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2015년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제31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와 제34회 벤쿠버국제영화제 등 네 개의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악을 이기는 사랑의 위대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열 살이 되면 훨씬 클 거야.”
“그래?”
“자라고 계속 자라서 사람으로 변할 거야.”
“음, 넌 지금도 사람인걸. 우리 둘 다 사람이야.”
우리를 가리키는 단어는 ‘진짜’일 텐데. 텔레비전 안 사람들은 그냥 색깔로 만들어진 거고.
“응, 내가 소년을 또 낳으면, 그 애도 진짜 사람이 될 거야. 아니면, 거인이 될 거야. 착한 거인. 여기까지 자라야지.”
나는 풀쩍 뛰어서 침대 벽 높은 곳, 거의 지붕이 비스듬히 시작되는 곳 가까이 손을 짚었다.
“근사한데.”
엄마의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안 좋은 말을 했다는 뜻이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난 채광창을 뚫고 바깥 세계로 나가서 행성 사이로 슉슉 자랄 거야. 도라랑 스폰지밥이랑 내 친구들을 찾아가야지. 강아지 러키랑 같이.”
― 26쪽 중에서

* 옷장 안에 들어가면 자야 하지만, 나는 몇 번 싸웠는지 세어보았다. 사흘 동안 세 번이었다. 한 번은 초 때문에, 한 번은 쥐 때문에, 한 번은 러키 때문에. 다섯 살이 된다는 게 하루 종일 싸워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다시 네 살이 되고 싶었다.
“잘 자, 방아.”
나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잘 자, 전등아, 풍선아.”
“잘 자, 화덕아. 잘 자, 식탁아.”
엄마가 말했다. 나는 씩 웃었다.
“잘 자, 글씨 공아. 잘 자, 요새야. 잘 자, 깔개야.”
“잘 자, 공기야.”
“잘 자, 온갖 소음아.”
“잘 자, 잭.”
“잘 자, 엄마. 참, 벌레들도. 벌레들 잊지 마.”
“잘 자라. 잘 자라. 벌레야, 물지 마.”
― 73쪽 중에서

* “왜 엄마는 여기서 사는 게 싫어?”
엄마는 일어나 앉아 티셔츠를 내렸다.
“난 안 끝났어.”
“끝났어. 네가 이야기를 시작했잖아.”
나도 앉았다.
“왜 나랑 같이 방에서 사는 게 싫어?”
엄마는 나를 단단히 잡았다.
“엄마는 언제든지 너랑 같이 있는 게 좋아.”
“하지만 방이 작고 구리다고 했잖아.”
“아, 잭.”
엄마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난 바깥에서 사는 게 더 좋아. 하지만 너랑 같이.”
“난 엄마랑 같이 여기 있는 게 좋아.”
평생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 13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