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 LIFE내가 추천하는 여행지와 나만 알고 있는 맛집 추천!
탁주 공장, 방앗간, 정미소의 트렌디한 변신, 강릉 업사이클링 명소 3선
Writer|관리자 | Date|2017-07-17 10:59 | Hit|1,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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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만든 운동화, 낡은 트럭용 방수포나 폐자동차의 에어백, 안전벨트로 제작한 가방, 폐자전거 체인으로 만든 시계 등이 일반 제품들보다 비싼 가격에, 그것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정판이라 없어서 못 사는 것도 있다. 말 그대로 폐품이 명품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업사이클링(UpCycling)'이 트렌드다. 유럽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최근 들어 업사이클링 열풍이 불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에서 파생된 것으로, 버려지는 물건을 단순히 재사용하는 걸 넘어 거기에 디자인 등의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을 말한다. 어디 패션 분야뿐이랴.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업사이클링 공간이 뜨고 있다. 전국의 핫 플레이스라고 불리는 많은 곳들이 버려진 공간을 업사이클링해서 주목받고 있다. 전국의 명소를 다 소개할 수 없으니, 우선 대표 여름 휴가지인 강릉부터 가보자. 오래된 탁주 공장, 방앗간, 정미소의 트렌디한 변신이 펼쳐진다.
옛 탁주 양조장에서 마시는 '강릉적인' 맥주, 버드나무 브루어리
강릉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
먼저 세련된 브루어리(Brewery)로 변신한 탁주 공장을 찾았다. 단언컨대, 지금 강릉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다. 최근 두 달 사이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종업원이 "강릉 분이세요?"라고 물을 정도로 잦은 방문이다(참고로 나는 강릉에 살기는커녕 아는 지인조차 하나 없다). 두 번은 타이밍이 좋아 유유자적하게 버드나무 브루어리를 즐겼다. 세 번째 방문은 여름으로 접어든 7월의 토요일이었다. 불안했다. 나름 잔머리를 굴렸다. '토요일 이른 대낮부터 맥줏집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야.'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토요일 낮부터 맥덕(맥주 덕후)들과 여행자들이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인기를 실감하며 잠시 대기한 후에야 실내에 자리를 잡았다.
탁주 양조장이던 공간에서 한국적인 맥주가 생산되고 있다. 유리창을 통해 양조 시설을 볼 수 있다.
옛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살린 채 감각적인 요소를 더했다.
가깝지도 않은 버드나무 브루어리를 자주 들락거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분위기 좋고 맥주 맛이 좋으니까.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가장 큰 매력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멋스럽게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예스러움과 트렌디함, 한국과 서양이라는 상반된 것들이 아름다운 합을 맞추고 있다. 맥주라는 서양의 술을, 막걸리를 만들던 한국적인 공간에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이곳은 원래 탁주 공장이었다. 1926년 설립된 강릉합동양조장의 명맥을 잇는 강릉탁주 양조장이었다. 현 건축물의 정확한 건립년도는 알 수 없지만 남아 있는 물건들의 흔적을 추적해보면 1970년대로 추정된다. 경기대학교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공동 설립한 양조 교육기관인 수수보리아카데미 출신자들이 폐업한 강릉탁주 공장을 2015년 맥주 양조장으로 변신시켰다. 막걸리를 발효하던 공간에서 이제는 맥주가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막걸리에서 맥주로 변신했다고 해서 한국적인 색채를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다. 이곳에서는 지극히 한국적인, '강릉적인' 맥주가 만들어진다. [왼쪽/오른쪽]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대표 맥주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메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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