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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화순 여행
Writer|관리자 | Date|2017-06-16 09:46 | Hit|1,374 |
File #1|2495676_image2_1.jpg | ||
한 해의 중간.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할 때다. 자연에 대한 짙은 그리움을 안고 한 도시를 찾았다. 신록 가득한 그곳에서 진짜 휴식을 만났다.
마음 물들이는 초록의 여운, 연둔 숲정이
이맘때 화순은 짙어진 녹음 아래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던 어린 날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할머니 무릎에 누워 느끼던 그 푸르고 맑은 바람은 어린 마음에도 감탄할 만큼 아주 시원하고 달았다.
[왼쪽/오른쪽]숲정이가 있는 둔동마을로 들어가는 연둔교 / 동복천에 앉아 낚싯대를 늘어뜨린 풍경이 여유롭다
그리운 기억의 언저리와 맞닿아 있을 것 같은 길을 달려 둔동마을로 향했다. 연둔리 둔동마을은 숲정이가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경으로 소문났다. 숲정이는 '마을 근처 숲'을 가리키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1500년경 여름철 홍수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울창한 숲을 기대하고 조성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름다운 숲이 됐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숲정이를 보호하기 위해 조금씩 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500년 넘는 세월을 자연과 사람이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셈이다.
숲정이에 들어서면 야들야들 연둣빛 이파리가 인사를 건넨다
숲정이는 마을 앞 동복천의 물길을 끼고 700m쯤 이어진다. 연둔교를 건너 숲길로 들어서면 느티나무를 앞세운 거목 200여 그루가 반긴다. 팽나무, 서어나무가 얽혀 만든 그늘이 아늑하다. 물 아래로 뻗은 왕버들은 마치 물속에 한 그루를 더 품은 듯 신비롭다.
둔동마을 숲정이에서는 누구나 훌륭한 산책자가 된다
둔동마을 숲정이는 그 아름다움에 비해 인적이 뜸하고 고요하다. 끝에서 끝까지 천천히 걸어도 15분이면 충분해 무겁지 않은 사색에 빠져들기 좋다. 길 중간중간에 놓인 의자는 피로하지 않은 발길마저 붙든다. 편안히 앉아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초록이 주는 청량한 기운에 마음마저 말갛게 갠다.
숲정이에서 나와 다시 연둔교를 건너면 작약 꽃밭이 화려하다. 분홍빛이 감도는 흰색부터 진분홍에 이르는 커다란 꽃송이가 탐스럽다. 화순은 전국 최대의 작약 주산지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돌아다니다 보면 여기저기 핀 작약을 많이 만나게 된다.
숲정이 맞은편 작약 꽃밭
둔동마을 맞은편 구암리에는 김삿갓 종명지가 자리했다. 전국을 구름처럼 떠돌던 김삿갓(본명 김병연)이 마지막 숨을 거둔 마을로, 머물렀던 사랑채와 안채, 사당 등이 복원되어 있다. 김삿갓은 화순의 절경에 반해 그의 고향인 경기도 양주 땅을 버리고 이곳 동복면 구암마을에서 생을 마감했다. 종명지 왼편에는 김삿갓의 시비를 전시한 삿갓동산이, 마을 뒤편에는 그가 죽은 뒤 초분을 했던 초분 터가 남아 있다.
[왼쪽,가운데/오른쪽]김삿갓의 시 한 수에 발걸음이 느려지는 삿갓동산 / 김삿갓 종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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