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 LIFE내가 추천하는 여행지와 나만 알고 있는 맛집 추천!
여기는 해방촌? 카사블랑카, 스토리지북앤필름, 쏘피지니
Writer|관리자 | Date|2016-04-22 17:41 | Hit|1,845 |
File #1|서울 용산구 해방촌.jpg | ||
오래된 건물, 낡은 간판들 사이에 이국적인 외관의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 해방촌. 낯설면서도 익숙한 이 거리를 조금만 더 걸으면 가파른 언덕길에 다닥다닥 건물이 붙어 있는 1960년대 서울이 기다리고 있다. 꽃비 내리는 봄, 그 속에서 피어나는 해방촌만의 즐거움을 찾아 떠났다.
해방촌 맛집 카사블랑카에서 맛보는 푸짐한 한 끼
1945년 광복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온 해외동포들, 그리고 실향민이 정착해 살며 붙은 이름, 해방촌. 아무리 들어도 낯선 이 이름의 동네가 핫한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사람들의 손길을 타고 2000년대 내음 가득 머금은 이태원, 경리단길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해방촌만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여기는 해방촌? 모로코? 카사블랑카
자그마한 공간 속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다. 그것도 외국인이 대부분. 심지어 주문받는 이조차 덥수룩한 수염이 매력적인 이국인이라 이곳이 해외인지 잠시 의심하게 된다. 다시 나와 바깥을 둘러보면 여긴 분명 해방촌이다.
[왼쪽/오른쪽]카사블랑카는 외국인들이 애용하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 주문한 메뉴를 기다리고 있는 외국인 커플의 모습
모로코에서 온 두 형제가 운영하는 '카사블랑카'는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의 저자 다니엘 튜더가 '이태원의 값비싼 웬만한 맛집보다 훨씬 낫다'고 평할 정도로 제대로 된 모로코의 맛을 자랑한다. 가격에 비해 크고 두툼한 샌드위치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재료와 양념은 그들의 손을 거친 진짜배기다. 외국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고향의 맛을 느끼길 바라며 요리하는 형제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왼쪽/오른쪽]카사블랑카 메인 메뉴인 소박하면서도 알찬 샌드위치 / 이효리에 의해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렌틸콩 수프에서도 모로코의 향이 진하게 감돈다.
고소하면서도 따끈한 바게트 안에 소박하면서도 알찬 속재료는 모로코의 강렬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이국적 풍미를 제대로 품고 있다. 뒤끝 없는 매콤함이 일품인 모로코 소스, 해리사 핫소스가 듬뿍 올려진 쉬림프 샌드위치는 최고의 인기 메뉴! 카레 향이 묻어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치킨과 야채가 듬뿍 들어간 모로칸치킨샌드위치 역시 쉴 틈 없이 주문이 들어올 정도. 이외에도 건강에 좋다고 소문난 렌틸콩으로 만든 수프, 모로코의 길거리 음식으로 즐겨 먹는 감자 크로켓 '마쿠다' 역시 이색적인 메뉴 중 하나다.
한정판 책을 갖고 싶다면 '스토리지북앤필름'
해방촌 초입엔 이국적인 음식점들이 유혹한다면 가파른 언덕배기 너머에는 간판도 없이 조용히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세상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중 신흥교회 삼거리 근처에 자리 잡은 '스토리지북앤필름'은 필름 카메라 판매로 시작해 지금은 독립출판물 유통까지 발을 넓힌 독립책방이다.
가게 안은 단출하지만 보고 싶은 보물들은 한무더기다.
이곳에는 독립출판물 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기반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사진 서적들이 기다리고 있다. 독립잡지 '워크진'은 책방 주인이 꾸준히 발행하고 있는 사진집이다. 22편으로 마지막 인사를 한 시즌 1은 한 사람이 담아낸 한 도시의 모습을 45~60여 장의 사진으로 구성했다면, 새롭게 발간한 시즌 2는 산 도시의 모습을 여러 사람들의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으로 채우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책방 문을 두드리면 된다.
[왼쪽/오른쪽]비탈길에서 만날 수 있는 스토리지북앤필름의 모습. 간판이 없어 자칫하면 지나칠 수 있다. / 오랜 시간 책들을 어루만지며 자신만의 책을 찾는 방문객의 모습
이외에도 이곳에서는 인디자인, 북바인딩, 켈리그라피 등 출판과 관련한 다양한 강좌도 진행한다. 특히 4주 동안 사진집 만들기, 독립출판강좌 등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을 정도로 탄탄한 과정을 자랑한다.
비누가 작품이 되는 쏘피지니(SOAPYGENIE)
옛 모습 고이 간직한 골목 사이사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공방들. 그 중 2년 전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비누공방 쏘피지니의 문을 열면 후각이 행복해지는 향기와 눈이 호강하는 색상의 비누들이 반긴다.
쏘피지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감성 가득한 수제비누
주인의 본 직업은 영어강사. 오랜 취미였던 비누 만들기는 플리마켓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지 5년이 지난 지금 인생에서 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행복이 되었다. 향기, 색감뿐만 아니라 효능까지 뛰어난 비누 하나하나엔 그녀의 노력이 고스란히 들어가 더욱 빛을 발한다.
공방 밖에서 보이는 쇼케이스 모습. 예뻐서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왼쪽/오른쪽]쏘피지니 주인이 비누를 만들고 있는 모습. 만들어보고 싶다면 강좌를 신청해 체험할 수 있다 /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방이 아늑하다
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브랜드 '러쉬'처럼 해방촌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수제 비누 브랜드가 되길 소망하는 이곳에서는 취미 과정부터 비누공예 전문가 과정까지 다양한 수업 역시 진행한다.
사랑하는 이와 손 꼭 붙잡고 데이트하기 좋은 따뜻한 봄날이다. 눈과 코, 입뿐 아니라 오감이 행복해지는 해방촌으로 함께 첫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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