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 LIFE내가 추천하는 여행지와 나만 알고 있는 맛집 추천!
아날로그 감성이 듬뿍, LP음반에 담긴 추억 여행
Writer|관리자 | Date|2016-08-30 11:52 | Hit|1,505 |
File #1|LP여행.jpg | ||
종운전자의 김종운 사장이 음반을 고르고 있다.
25년, 아니 30년은 지난 것 같다. 아껴둔 용돈 챙겨 들고 회현지하상가를 찾았던 시절이. 그때는 그랬다. LP(Long Playing)라고 불리는 레코드 한 장을 사기 위해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두세 시간을 달려 명동으로 신촌으로 부지런히도 다녔다. 스마트폰으로 음원을 다운받는 지금 생각하면, 말 그대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얘기다.
진열대를 빼곡히 채운 중고 레코드
1980년대 중반, 음악 좀 듣는다는 이들에게 회현지하상가는 성지 같은 곳이었다. 최신 가요와 팝송은 물론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희귀 음반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잘만 고르면 새것 같은 중고 레코드를 손에 쥘 수 있었으니,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보물창고가 따로 없었다. 그렇게 음악을 듣고 자란 할리우드 키드, 아니 회현동 키드들이 이제 머리 희끗한 중년이 되어 다시 회현동을 찾고 있다.
[왼쪽/오른쪽]핑크플로이드 음반 / 비틀즈 음반
회현역과 명동역 사이에 자리한 회현지하상가는 1977년 회현지하도로가 생기면서 형성됐다. 중고 레코드를 취급하는 상점도 그즈음 생겼다. 명동과 남대문, 그리고 충무로 일대에서 레코드를 수집해 판매하던 상인들이 하나둘 회현지하상가로 모여든 것이다. 중고 레코드를 판매하는 상점이 생기니 오디오를 취급하는 가게가 뒤를 따랐고, 한국은행과 서울중앙우체국이 지척이니 우표와 옛날 돈을 파는 상점도 덩달아 문을 열었다. 마니아와 수집가를 위한 공간, 회현지하상가는 그렇게 태어났다. 특히 중고 레코드와 오디오 가게는 전국 100여 개 점포 중 15개 점포가 회현지하상가에서 영업할 정도로 번성했다. 회현지하상가에는 지금도 여전히 7~8곳의 중고 레코드 가게가 남아 영업을 하고 있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시간이 흘렀지만, 회현지하상가 내 중고 레코드 가게의 모습은 교복 입고 찾았던 그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새끼손가락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 없이 촘촘히 채워진 레코드 진열대의 모습도, 진열대에서 뽑아 든 레코드 재킷 속 가수의 모습도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로다. 1990년대 한국 가요계를 주름잡던 신승훈과 김건모의 앳된 얼굴이 반갑고, 혜성처럼 등장해 '난 알아요'를 외치던 서태지의 1집 앨범은 지금 봐도 신선하다. 이제는 전설이 된 마이클 잭슨과 비틀스의 초창기 앨범도 진열대 한쪽에서 만날 수 있다.
김광석 음반
마이클 잭슨 음반
"좋은 음반 고르는 법이요? 직접 찾아보는 게 최선이에요. 진열대에 꽂힌 음반 하나하나를 찬찬히 넘기다 보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회현지하상가의 터줏대감, 리빙사의 이석현 사장이 들려주는 좋은 레코드 고르는 법이다. 이석현 사장은 이를 '디깅(digging)'이라고 표현했다. 삽으로 땅을 파듯이 진열대의 레코드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다 보면 의외의 물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른 음반은 가게 안에 있는 턴테이블을 이용해 바로 들어볼 수 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레코드에 카트리지의 바늘이 닿는 순간, 짧은 잡음 뒤로 깊고 묵직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디지털 음원과는 분명 다른 소리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디지털 음원이 깔끔하게 손질해 포장한 선어 같다면, 레코드 홈을 긁고 지나는 바늘 소리가 매력인 레코드 소리는 바다에서 바로 잡아 올린 활어처럼 생동감이 있다. 위 기사의 모든 저작권은 한국관광공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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