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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처럼 은은한 풍경 속으로 내딛는 걸음
Writer|관리자 | Date|2017-01-03 14:55 | Hit|1,365 |
File #1|2470509_image2_1.jpg | ||
바람이 매섭다. 가만히 서 있기조차 버겁다. 진눈깨비라고도 할 수 없는, 유리가루 같은 눈들은 바닥에 채 내려앉지도 못하고 공중으로 흩어진다. 안개처럼 반짝이는 눈가루를 비집고 투명한 겨울 햇살이 스민다.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기대하고 나선 길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겨울에 찾는 대관령은 언제나 정답이니까.
<거센 바람에 안개처럼 피어나는 눈꽃>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옛길
대관령은 강원도 평창과 강릉의 경계에 솟았다. 한반도의 척추라 불리는, 백두산과 지리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중간쯤 되는 위치다. 동해를 바라고 선 대관령을 기준으로 동쪽을 영동, 서쪽을 영서라 부른다. 일기예보에 흔히 나오는 영동과 영서의 영(領)이 바로 대관령을 가리킨다.
<대관령 옛길 표석>
대관령을 넘는 고갯길이 대관령 옛길이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옛길은 '대굴대굴 구르는 고개'라 해서 대굴령이라 불렸다. 걷다가 미끄러져 구르고, 또 걷다가 미끄러져 굴러야 간신히 넘을 수 있는 고개라는 뜻이다. 이 험한 길을 통해 강릉과 평창이 만난다. 동해에서 잡힌 해산물은 대관령을 올라 영서지방으로 퍼져 나갔고, 영서지방에서 생산된 토산품은 평창에서 시작되는 이 길을 따라 구산장과 연곡장 등으로 넘어갔다. 어디 물품뿐이랴. 어린 율곡은 어머니 신사임당의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었고, 송강 정철은 이 길을 지나 관동 지역을 유람했다.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으로 향했던 수많은 선비들의 발자국이, 등짐 들쳐 멘 보부상들의 굵은 땀방울이 모두 이 길 위에 화석처럼 남았다.
[왼쪽/오른쪽]반정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 /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동상을 차지한 반정의 화장실
대관령 옛길은 옛 영동고속도로가 지나던, 지금은 456번 지방도로 바뀐 도로변 반정을 들머리 삼아 걷는다. 주차 공간이 여유롭고 화장실과 전망대가 있어 출발점으로 삼기에 적당하다. 대관령 옛길을 알리는 큼직한 표석을 지나 짧은 나무 계단을 내려서면 본격적인 옛길 걷기가 시작된다. 수묵화처럼 은은한 풍경 속으로 내딛는 걸음에 설렘이 묻어난다.
[왼쪽/오른쪽]대관령 옛길을 알리는 이정표 / 대관령 옛길은 전체 구간이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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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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