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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글자전쟁 (김진명 장편소설)

Writer|관리자 Date|2015-09-23 08:45 Hit|1,797
File #1|글자전쟁.jpg
책소개
 
5천 년간 잠들어 있던 거대한 진실 게임이 시작된다!
소설이라는 장치를 넘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김진명의 대작 『글자전쟁』. 천년 제국 고구려를 되살린 대하소설 《고구려》와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충돌의 그림자에 드리운 한반도의 운명을 그린 《싸드》에 이어
‘한자(漢字)’ 속에 숨겨진 우리의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돌아왔다.

스탠퍼드 출신의 명망 있는 국제무기중개상 이태민은 명예보다는 오로지 500억의 커미션을 챙겨 안락한 인생을 살고픈 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다.
무기제조업체 ‘록히드마틴’에 입사한 지 2년도 안 되어 헤비급 사원이 된 그는
특유의 비상한 머리와 국제정세를 꿰뚫는 날카로운 식견으로 나날이 탄탄대로를 걷는다.

하지만 무기중개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법의 그물에 갇히게 되고, 궁지에 몰린 그는 검찰 출석 하루 전날 중국으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비밀에 싸인 남자 ‘킬리만자로’에게 USB 하나를 받게 된 태민은 머지않아 그날 밤 ‘킬리만자로’가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의문의 죽음 앞에 남겨진 USB. ‘중국의 치명적 약점’이라던 킬리만자로의 말을 떠올리며
태민은 정체불명의 파일을 열게 되고, 역사에 숨겨진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데…….
 

책 속으로

“그러하다. 활 궁 뒤로 어떤 글자를 붙여도 뺏고 빼앗기는 물건이 되지는 않는 데다,
그것보다도 글도 짧은 마발이 죽기 전에 복잡한 글자를 쓰려 했을 리도 없고 보면 활 궁 외자다!”
“마지막 순간에 쓰려 했던 글씨가 활 궁이라니, 그는 무엇을 얘기하려 했던 걸까요? 설마 자신이 활에 맞았다는 뜻은 아닐 테고요.” (132쪽)

“오오! 이런 게 있었는가. 활 궁에 클 대라. 그런데 어째서 그토록 많은 서생과 문사들은 이 글자를 몰랐단 말인가?”
“夷족은 동편에 살아 동이(東夷)라고도 하네.
동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긴 하나 『위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기록되기 시작했으니 얼마 전 일일세.
그러니 변방의 학자들이 모르는 걸 탓할 수는 없는 일이지.” (171쪽)

“함정이란 모르거나 착각하여 빠지는 것일진대, 알면서 걸어들어가는 함정이 어떤 것인지 저는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나이다.”
“상대가 빼앗아가는 것이 무엇이냐?”
“글자입니다.”
“그러하다. 아무리 찾아도 그 글자가 안 나오는 걸 보면
아마도 긴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글자의 씨를 말렸다고 보아야 할 것 아니냐.” (178쪽)

“한자는 기본적으로 그림입니다.
그러니 두 글자가 발음이 같고 정확히 같은 뜻으로 쓰인다 하더라도 모양이 다르니 그 글자가 발생한 유래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두 글자가 발생한 유래가 다르다면 쓰는 사람들이 달랐다는 뜻이군요.” (190쪽)

“아직 여기에 대해 확고부동한 이론은 없어.
하지만 어떤 글자가 있으면 그 글자는 가장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들과 깊은 관계가 있을 수밖에.
나는 이 문제를 자네에게 숙제로 내주고 싶네.
자네는 수재이니 뭔가 성과가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자네는 한국인이야, 한국말의 수수께끼는 한국인이 푸는 게 맞아.
다음에 다시 한 번 나를 찾아온다면 나는 아주 기쁠 거야.” (291쪽)

“아, 한자는 쓰지 말라요. 우린 한자 하나도 몰라. 북조선에서는 한자 안 쓰는 거 몰라?”
“그래요?”
“한자 안 쓴 지 오래됐시오. 이제 거의 70년이 돼가는구만!”
“그럼 우리가 동이족인 걸 어떻게 알지요?”
“기깟 거 모르면 어때?”
“뿌리를 다 던져버리자는 건데…….” (310쪽)

“이것은 전쟁이에요. 과거 문명이 생기고 글자가 만들어지던 때로부터 시작된 전쟁.
피해 회복은 범인을 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오류를 바로잡는 데 있어요.
한둘의 범인이 아닌 수천만, 수억의 의식을 바꾸는 데 있단 말이에요. 그게 나의 전쟁이에요.” (318쪽)
 
출판사 서평
한반도의 핵 문제를 다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뚜렷한 문제의식과 첨예한 논증을 통해
우리 시대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작가 김진명이 이번엔 ‘한자(漢字)’ 속에 숨겨진 우리의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돌아왔다.

한자는 모두 중국이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중국에는 ‘답(畓)’ 자가 없다.
한자를 자전에 따라 발음하면 곧 우리말이 된다. 이 괴리를 어찌 이해해야 할까?
 
베스트셀러 상위 순위에서 한국소설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유일하게 자리를 지켜온 작가 김진명.
침체된 한국 문단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발표되는 이번 책은 그래서 더욱 빛을 발한다!
 
 
[교보문고]